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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회고: 잘하고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계속하고는 있다 본문
돌아보면 2025년은 잘 해냈다기보다는 끝까지 버텼다는 표현이 더 어울리는 해였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내가 어떤 사람인지 조금은 더 알게 됐다.
1월에 데이터 엔지니어링 부트캠프가 끝나고 3월에 A회사 데이터 엔지니어로 일을 시작했다.
이름만 들으면 그럴듯하지만,
실제로는 매일 “이게 맞나?”를 혼잣말처럼 반복했다.
데이터팀에 혼자 있다는 사실은 생각보다 크게 다가왔다.
누군가에게 물어볼 수 없다는 건,
모든 선택에 이유를 붙여야 한다는 뜻이었으니까.

데이터를 쌓고, 흐르게 만들고, 사람들이 쓰게 하는 일은
생각보다 조용하고, 생각보다 외로웠다.
눈에 띄는 성과가 바로 보이지 않을 때도 많았다.
그래도 멈출 수는 없었다.
누군가는 이 바닥을 다져야 했으니까.
가끔은 다른 회사의 잘 정리된 구조들을 보면서 괜히 작아지기도 했다.
‘나는 너무 느린 건 아닐까’
‘이 정도로 해도 되는 걸까’
그럴 때마다 스스로를 설득해야 했다.
지금의 선택이, 미래의 나에게 최소한 민폐는 되지 않기를.
일을 하다 보니 점점 느껴졌다.
데이터는 기술보다 사람이 더 어렵다는 걸.
같은 숫자를 두고도 사람마다 해석이 달랐다.
그래서 코드보다 대화가 더 중요해지는 순간들이 있었다.
그럴 때마다 기준을 정하는 일이 얼마나 무거운 일인지 알게 됐다.
어느 순간부터 ML이라는 단어가 자연스럽게 등장했다.
처음엔 겁이 났다.
내가 감당할 수 있는 영역을 넘는 건 아닐까 싶었다.
그런데 막상 손을 대보니, 모델보다 더 많은 시간을 쓰는 건 여전히 데이터였다.
어떤 데이터를 믿을 수 있는지,
어디까지를 학습의 범위로 볼지,
다시 돌릴 때는 무엇이 달라져야 하는지.
그걸 고민하는 시간이
의외로 싫지 않았다.
혼자 일한다는 건
매번 스스로를 리뷰해야 한다는 뜻이었다.
그래서 기록을 남겼고,
왜 이렇게 했는지를 계속 적어두려 했다.
언젠가 누군가가 보게 되더라도,
혹은 미래의 내가 다시 보게 되더라도,
“아무 생각 없이 만든 건 아니었구나”라고 말할 수 있도록.
여전히 잘하고 있는지는 모르겠다.
다만 예전보다 확실해진 건 있다.

예전에 그로스팀에서 일할 때의 나는 달랐다.
정답을 얼마나 빨리 찾느냐가 곧 실력처럼 느껴졌고,
지표가 흔들리면 곧바로 가설을 세우고 실행했다.
속도는 무기였고, 빠른 판단은 성과로 이어졌다.
그때의 나는 ‘멈춰서 생각하는 시간’을
어쩌면 사치라고 여겼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데이터 엔지니어링으로 역할이 바뀌면서
속도만으로는 설명되지 않는 세계를 마주했다.
왜 이 데이터가 이렇게 쌓이는지,
이 구조가 어떤 선택의 결과인지,
지금의 편의가 나중의 복잡도가 되지는 않는지.
하나를 이해하지 못하면
그 위에 쌓는 모든 것이 불안해졌다.
처음엔 답답했다.
남들보다 느린 것 같았고,
예전처럼 즉각적인 성과가 보이지도 않았다.
그래서 스스로를 다그치기도 했다.
“왜 이렇게 오래 걸리지?”라고.
하지만 2025년을 지나오며 알게 됐다.
나는 느려진 게 아니라,
더 깊은 곳을 보려 하고 있었다는 것을.
표면의 답이 아니라 구조를 이해하려고 할 때,
속도는 자연스럽게 달라질 수밖에 없다는 것을.
이제는 안다.
지금의 이 속도가
나를 불안하게 만드는 속도가 아니라,
나를 오래 가게 만드는 속도라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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